엘 고어 “민주주의가 (부자와 특정 이해집단에 의해) 해킹당하고 있다”
지난주 학교에 엘 고어가 와서 강연. 지난주 학교에 ‘에너지 주간’이어서 대체 에너지 신기술 Fair도 있었고 강연과 토론회도 많았음. 엘 고어 강연도 그 중 하나였다.
엘 고어가 기후변화에 대한 액션을 촉구하는 것은 이제 당연하게 받아들여져서 새롭지 않았고 “그는 위선자”라고 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음.
하지만 그가 강연 중 지적한 것 중에 “지금 민주주의가 부자와 특정 이해 집단에 의해 해킹당하고 있다(a democracy that has been “hacked” by the wealthy and special interests)”는 말이 확 와닿았다.
그는 “미국 정부와 의회에서 기후변화를 막기위한 다양한 논의들이 차단 된 것이 일부 부자들, 기업들, 이해집단들 때문이다”고 지적. 엘 고어는 미국에서 총기 소지와 사용을 규제하는 법에 대해 미국의 다수가 찬성하고 있지만 의회와 정부에서 통과되지 못하는 것도 비슷한 사례라고 말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들에 의해 “민주주의가 해킹당했다”는 것이다.
그는 “평균적인 미국 상하원 의원들은 평균 5시간 동안 로비스트들과 전화하거나 칵테일 파티를 하는데 소비하고 있으며 부자와 기업들에게 돈을 구걸(begging)한다”고 직격탄을 날렸음.
최근 하버드 니먼재단에서 연수 중인 SBS 이정애 선배가 전해준 니먼재단 세미나에서도 로렌스 레식 하버드 로스쿨 교수는 “정치인들이 유권자보다 슈퍼팩의 의중에 더 관심을 가지고 미디어가 시청자보다는 광고주에 영향을 받고 의사들이 환자보다 제약회사에 영향을 받는 구조 등이 모두 불법은 아니지만 ‘부패’다”라고 정의내렸다.
기업과 이익집단에 의해 민주주의가 해킹당했다는 것은 이들의 이해관계가 국민들의, 시민들의 보편적 이해와 다르게 흘러가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기업의 힘이 정부와 사회를 뛰어넘을 정도로 커지고 부자들이 대를 이어 부를 세습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면서 민주주의와 정의도 후퇴하고 있는 것이다. ‘부의 불평등’ ‘권력 쏠림’ 이런 이슈와는 다르다. 그들은 공격이 아니라 해킹한다. 공격은 방어할 수 있지만 해킹은 몰래하며 무력화시키고 해체시킨다. 그래서 민주주의가 공격당하고 있다는 말보다 해킹당했다는 말이 더 울림이 큰 것 같다.
Al Gore @ Stanford | April 23, 2013
-손재권